최고점 소트니코바 33개, 연아 13개 - 쇼트 때보다 더 판정 논란

Feb 21, 2014

문화일보

박준우


21일 오전(한국시간) 열린 2014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심판의 판정 문제는 이들의 채점표인 ‘프로토콜’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러시아인이 2명이나 포함된 심판진은 러시아 선수들에게 엄청난 가산점을 안겼지만 김연아(24) 등 라이벌에겐 박한 점수를 줘 판정 논란을 부추겼다.


경기가 끝난 뒤 플라워 세리머니에 등장한 알렉산드르 라케르니크 러시아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은 시상자들에게 꽃다발을 주며 차마 김연아의 얼굴을 쳐다보지 못했다. 피겨 여자 싱글의 테크니컬 패널의 수장인 ‘테크니컬 컨트롤러’로 참가했던 그는 이번 채점 문제에서 자유롭기 힘든 주역. 프로그램 내 기술의 인정 여부와 등급 부여를 맡은 테크니컬 패널의 편파 판정은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이어졌다. 가장 대표적인 판정이 2명의 러시아 선수들의 점프에서 감점 요소를 제대로 지적하지 않은 것. 금메달을 딴 아델리나 소트니코바(18)는 첫 점프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에서 규정인 아웃에지 대신 인에지를 사용해 롱에지 의혹이 다시 한번 불거졌지만 정상적인 동작으로 판정됐다. 그러나 테크니컬 패널의 판정과 별개로 저지(Judge) 중 1명은 소트니코바의 콤비네이션 점프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1점을 줘 편파 판정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소트니코바는 3연속 점프를 뛰는 과정에서도 마지막 점프에서 착지가 불안했지만 테크니컬 패널은 이를 프로토콜에 명시하지 않았다. 또 다른 러시아 선수인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도 2차례의 실수 중 1차례만 롱에지 판정을 받았다.


테크니컬 패널의 또 다른 ‘문제 판정’은 스핀과 시퀀스에서의 레벨 부여다. 스텝 시퀀스에서 소트니코바는 수차례 뻣뻣한 움직임이나 부정확한 무릎 사용을 보였지만 테크니컬 패널은 이 연기에 레벨 4를 줬다. 그러나 김연아의 우아한 스텝 시퀀스엔 한 단계 낮은 레벨 3을 부과해 0.6점의 점수차를 만들었다. 점프 외의 김연아의 ‘연기력’과 ‘정확성’으로 고득점이 예상됐던 스텝 시퀀스에서 노골적인 편파 판정이 나와 김연아가 받는 불이익은 더욱 커졌다.


저지 구성도 문제. 새로 합류한 러시아인 알라 셰코프체바 심판은 발렌틴 피세프 전 러시아피겨스케이팅연맹(RFSF) 회장의 부인이다. 이뿐만 아니라 우크라이나 출신의 유리 발코프와 에스토니아의 자나 쿨릭 등 구 소비에트연방 출신 심판이 3명이나 들어가 ‘친 러시아적’ 판정 가능성은 더욱 커졌다.


‘친 러시아’ 국가의 심판이 4명이나 포진된 저지의 노골적 판정은 이들이 부과한 점수에서 잘 드러난다. 각 점프의 수행점수 가산점(GOE)에서 소트니코바가 받았던 최고점수 3점은 총 33개로 13개의 3점밖에 부여받지 못한 김연아의 3배에 가깝다. 대신 김연아는 무려 41개의 1점을 받아 1점이 9개뿐인 소트니코바보다 박한 점수를 받았다. 9명의 저지들은 쇼트프로그램 3위로 소트니코바의 경쟁자였던 카롤리나 코스트너(27·이탈리아)에게도 11개의 3점과 39개의 1점을 줬다. 특히 이들 중 최소 3명의 저지는 노골적으로 김연아에게 박한 점수를 준 반면, 소트니코바에겐 높은 점수를 준 것으로 나타난다.


심판들의 주관이 반영될 수 있는 예술점수(PCS)에선 편파 판정이 더 두드러졌다. 예술점수에서 김연아는 동작 간 연결부문에서 8.96점으로 소트니코바와 동급이란 평가를 받았다. 이와 함께 최고 강점으로 부과됐던 안무 복합에서도 9.39점으로, 소트니코바의 9.50점에 오히려 뒤졌다.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4022101070333274002